'놓치고 또 못 쳤다' 거듭된 KIA 키스톤콤비 부진, '제2의 이종범' 복귀가 갈수록 기다려진다

고척=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06.14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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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도영. /사진=KIA 타이거즈
'백업 선수'라 애써 의미 부여를 하지 않으려 해도 안 할 수가 없다. KIA 타이거즈 키스톤 콤비의 부진이 거듭될수록 유망주 김도영(20)의 복귀가 더 기다려진다.

광주대성초 - 광주동성중 - 광주동성고를 졸업한 김도영은 2022년 KBO리그 신인드래프트를 끝으로 폐지된 1차 지명 제도에서 KIA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1차 지명 선수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감탄한 빠른 발과 뛰어난 운동능력을 가진 유격수로 '제2의 이종범'이란 별명을 얻은 초대형 유망주.


KIA 내부 평가도 다르지 않았다. 최고 타구속도가 시속 160㎞ 후반에서 170㎞ 초반 사이로 이우성(29)과 함께 나성범(34) 다음으로 톱3을 이룬 것만 봐도 확실히 남달랐다. 조승범 KIA 전력분석코치는 "김도영은 운동 능력이 워낙 뛰어나다. 여기서 타격 기술까지 더 성장하게 되면 정말 역대급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반응 속도가 엄청 좋은 데다 중심 이동이 잘 돼서 공에 힘을 전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보니 체구에 비해서 강한 타구와 비거리가 많이 나온다. 이렇듯 운동 능력이 월등하다 보니 타석에서 자기만의 정립이 이뤄진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계속된 불의의 부상 탓에 프로 2년 차인 지금까지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몸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시즌에 돌입해 시작부터 꼬였다. 올해는 SSG 랜더스와 개막 시리즈에서 주루 과정 도중 왼쪽 중족골 부상으로 지금까지 나오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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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박찬호가 13일 고척 키움전에서 1회 이정후의 땅볼 타구를 놓치고 있다.



그러나 최근 KIA의 경기를 보다 보면 빠르면 7월 초 복귀 예정인 '백업' 유망주의 복귀가 자꾸만 기다려진다. 주전 키스톤 콤비 유격수 박찬호(28) - 2루수 김선빈(34)의 사소한 아쉬움이 계속해 눈에 밟히고 있기 때문. 13일 0-1로 패한 고척 키움전도 그러했다.

이날도 팀 평균자책점 리그 4위(3.65)의 마운드는 건재했다. 최근 2경기 평균자책점 22.74로 무너졌던 에이스 양현종이 모처럼 5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0자책)으로 호투했다. 뒤이은 박준표(1이닝)-장현식(⅔이닝)-이준영(⅔이닝)-임기영(⅔이닝)도 무실점 피칭으로 끝까지 긴장감 있는 1점 차 승부를 이어갔다.

야수들이 도와주지 않았을 뿐이다. 총 5안타 빈공에 허덕인 가운데 5번 타자 중책을 맡은 김선빈의 4타수 무안타로 또 안타를 치지 못했다. 매월 3할 타율, 0.7 이상의 OPS를 보여주는 견실한 타자지만, 6월 들어 타율 0.200, OPS 0.562로 타격 슬럼프에 빠졌다. 최근 일주일만 놓고 보면 이날 4타수 무안타를 비롯해 타율 0.059(17타수 1안타), OPS 0.297로 5번 타자로서 어울리지 않는 성적을 기록 중이다.

수비에서도 도움을 주지 못했다. 특히 유격수 박찬호가 1회 자신에게 정면으로 오는 이정후(키움)의 땅볼 타구를 잡아내지 못한 실책은 이날 유일한 실점으로 이어지면서 크게 작용했다. 이로써 박찬호는 시즌 10번째로 리그 내야수 중 4번째로 많은 실책을 범했다. 동물적인 점프 캐치를 보여준 9일 잠실 두산전에 이어 이날도 3회 이정후의 타구를 왼쪽 파울 라인 끝까지 쫓아가 잡아내는 등 눈에 띄는 수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처리해 줘야 할 타구를 잡지 못해 내야에 불안감을 초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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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선빈(왼쪽)이 13일 고척 키움전에서 땅볼 타구를 쳐 아웃되고 있다.


아쉬운 점은 2020년부터 자리 잡은 유격수 박찬호-2루수 김선빈 체제의 이러한 문제가 매해 반복되고 있다는 것. 팀 내 유격수 중에서는 가장 수비가 뛰어난 박찬호, 매해 3할 이상의 타율과 OPS 0.7 이상을 기록하는 견실한 프랜차이즈 스타 김선빈은 안정성 면에서 어느 감독이든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가 됐다. 하지만 박찬호는 매년 15개 이상의 실책을 기록하면서도(2021년 24개로 개인 최다) 단 한 번도 OPS 0.690 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고, 김선빈은 느린 발 탓에 매해 꾸준히 10개 이상의 병살타(2021년 19개로 개인 최다)를 기록하면서 2루수로서 수비 범위도 점점 좁아지고 있다. 발전이 없는 상황에서 현상 유지만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김도영은 굳어진 박찬호-김선빈 체제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재능이라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불안한 수비를 보여줬다고는 하나, 코로나 19 탓에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탓임을 코치진도 알고 있다. 또 언젠가 KIA 내야의 주축이 돼야 할 선수라는 점에서도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통산 성적은 타율 0.246, 3홈런 20타점 38득점 14도루, 출루율 0.318 장타율 0.366. 냉정히 말해 표면적인 성적만 놓고 보면 김도영은 돌아온다 해도 크게 전력 상승을 기대하기 힘든 백업 내야수다. 하지만 지금의 KIA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고 제2의 이종범이라 불린 백업이 불러올 내야 지각변동을 필요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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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 /사진=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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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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