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맨 변신' 허훈, 형 허웅조차 속인 '깜짝 복귀' 사연... "말도 안 되는 나만의 전략" 웃음

수원=박재호 기자 / 입력 : 2023.12.3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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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KT 가드 허훈. /사진=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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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KCC 가드 허웅. /사진=KBL
허훈(28)의 복귀는 철저하게 비밀이었다. 형 허웅(30)조차 완벽하게 속였다.

수원 KT 소닉붐은 지난 30일 수원 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부산 KCC 이지스에 98-83으로 승리했다. 3연승에 성공한 KT는 17승9패가 되며 리그 공동 3위로 점프했다. 뿐만 아니라 7연승 중이던 KCC의 연승 행진을 저지한 기쁨도 컸다.


이날 KT 에이스 허훈이 깜짝 복귀해 3563명 만원 홈 관중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허훈은 지난 12일 서울 삼성전에서 코뼈 골절 부상을 당했다. 원래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복귀가 유력했지만 경기를 뛰겠다는 본인 의지에 따라 복귀가 앞당겨졌다.

허훈은 보호용 검정 마스크를 쓰고 2쿼터 중반부터 투입돼 27분 13초를 뛰며 15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아직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되지 않았음에도 놀라운 몸놀림을 보여줬다. 허훈이 3점으로 기분 좋은 첫 득점을 터트리자 만원 관중은 함성을 질렀다. 또 3쿼터에 KCC가 3점을 연이어 터트리며 KT를 압박하자, 허훈이 3점으로 응수하며 기세를 내주지 않았다. 4쿼터에도 허훈은 이호현의 3점 시도를 블록슛하며 지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밖에 KT는 6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고른 활약을 펼쳤다. 패리스 배스가 29점 11리바운드 8어시스트 트리플 더블급 활약을 펼쳤다. 3점 4방을 터트린 한희원이 14점, 정성우가 13점, 문성곤과 문정현이 각각 11점을 올렸다. 팀 스틸은 무려 15개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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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훈이 지난 30일 수원 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수원KT와 부산 KCC 정규리그 경기에서 드리블 돌파하고 잇다. /사진=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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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훈. /사진=KBL
경기 후 마스크를 벗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허훈의 표정은 한결 밝았다. 그는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이겨서 너무 좋다. KCC가 직전 경기까지 좋은 흐름을 타고 있었는데 경기가 잘 풀렸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허훈은 왜 이른 복귀를 하게 된 것일까? 그는 "원래 5일 뒤 서울 삼성전부터 뛰려고 했다. 그런데 마스크를 제작하고 써봤는데 뛰는 데 무리가 없었다"며 "감독님께 뛰고 싶다고 얘기했다. (경기를 뛰면서) 생각보다 몸도 빨리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마스크를 쓰고 종횡무진 활약한 허훈을 보면 별 불편함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허훈은 '마스크가 불편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야를 많이 가리긴 하더라. 처음엔 몰랐는데 경기를 뛰다 보니 기분이 이상했다. 시야가 갇혀있고 어색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MVP급 활약을 펼친 허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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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웅. /사진=KBL
이날 허훈과 형 허웅의 형제 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허웅은 3점 4개 등 16점을 올리며 허훈 이상의 활약을 펼쳤지만 패배로 고개 숙였다. 허훈은 경기 하루 전까지 형 허웅에게도 복귀 사실을 숨겼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어제 형과 통화하는데 '언제 복귀하냐'고 물어봐서 1월 1일 경기에 복귀한다고 했다. 그러자 형이 '말도 안 되는 소리 말라'며 믿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형이 경기장에서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만의 '말도 안 되는 전략'이었다"고 웃었다.

허훈의 출전을 '허락'한 송영진 KT 감독도 칭찬에 나섰다. 그는 "사실 좀 더 아끼고 투입하려 했다. 하지만 2쿼터에 공 순환이 뻑뻑해서 투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마스크를 쓰고 뛰는 것이 처음이라 적응도 어렵고 잘 안 보였을 텐데 본인 역할을 충분히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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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웅. /사진=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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