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1순위 유력' 156㎞ 파이어볼러가 마무리? 고교 최강팀 좌완 에이스가 대신 키움 선택 받을까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06.0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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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고 좌완 에이스 정현우가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제2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최고 시속 156㎞의 빠른 공을 던지는 우완 파이어볼러 정우주(18·전주고)가 프로에서는 마무리 투수로 뛸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면서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뛰어난 변화구 구사 능력으로 선발이 유력한 좌완 에이스 정현우(18·덕수고)가 2025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정현우는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제2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 경기에서 고교 올스타팀의 선발 투수로 나서서 1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 없이 두 개의 삼진만 솎아내며 승리 투수가 됐다.


올해 KBO 신인드래프트 지명권에 있는 유망주들이 총출동한 이 경기에서 정현우는 당당하게 선발 자리를 꿰찼다. 정현우가 선발로 나설 이유는 충분했다. 올해 정현우는 고교 13경기 7승 무패 평균자책점 0.66, 41⅓이닝 11사사구(8볼넷 3몸에 맞는 볼) 59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61로 전국구 에이스로 군림하고 있기 때문. 정현우를 앞세운 덕수고는 고교 최강팀으로 불리며 이마트배, 황금사자기를 모두 제패하고 역대 최초 한 시즌 전 대회 우승도 노리고 있다.

올스타전에서도 왜 자신이 전국구 에이스인지 실감케 하는 피칭을 선보였다. 1회 초 선두타자 정영웅을 상대로 시속 150㎞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이한민에게는 몸쪽 직구를 과감하게 넣어 1루수 파울 플라이를 끌어냈고, 문교원에게는 빠르게 2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뚝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이용해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한 이닝을 끝내는 데 공 15개면 충분했다.

경기를 지켜본 KBO 구단 스카우트 A는 "올해 전체 1번은 정현우 아니면 정우주의 싸움 같다. 두 사람 모두 장점이 확실하다 보니 '그 팀에 누가 필요하냐'가 관건"이라며 "정현우는 안정감이 남다르다. 정현우는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스플리터까지 레퍼토리가 많다. 지난해 황준서가 전체 2번에 지명을 받았는데 그 황준서보다 변화구가 훨씬 좋아서 한 단계 위가 아닐까 싶다. 프로에서도 충분히 선발로 기회를 줄 만한 선수"라고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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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고 정현우가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제2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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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고의 정우주가 6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펼쳐진 2024 제2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반면 정우주에 대한 평가는 세간의 평과 갈렸다. 이날 정현우가 내려간 마운드에는 라이벌 정우주가 등판했다. 정우주는 대학 올스타 4번 현동규를 상대로 시속 156㎞-153㎞-151㎞(트랙맨 기준)의 강속구를 던지며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시작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에는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김동현에게 시속 154㎞ 직구를 던져 좌중간 안타를 맞았고 우타자 박효재를 상대로는 제구가 흔들리면서 1사 1, 2루 위기에 놓였다. 윤상혁을 1루 땅볼로 돌려세운 뒤에는 보크로 첫 실점 했다. 마지막 타자 강동혁을 시속 153㎞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면서 이닝을 마쳤다.

스카우트 A는 "전체 1번이 누가 될지는 선발이 필요한 팀인지 마무리가 필요한 팀인지도 중요할 것 같다. 일각에서는 정우주가 선발도 된다는 말이 있지만, 아직은 프로에서 선발 투수로 뛰기엔 구종이 부족해 무게감이 떨어진다. 또 정현우와 달리 정우주는 풀시즌을 뛰어본 경험이 없다. 정현우는 1학년 때부터 계속 경기에 나가면서 내구성에 문제가 없다는 걸 증명했는데 정우주는 연투가 가능한지, 구속이 경기 후반까지 유지될지 내구성에 약간 의문이 있다. 정우주를 마무리로 보는 이유"라고 밝혔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보여줄 시간이 적었을 뿐, 여전히 정우주를 전체 1순위로 유력하다는 의견이 많다. 컨디션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직구 회전수가 2600rpm을 상회하고 스플리터 슬라이더, 서클 체인지업과 커브를 구사하는데다 시속 155㎞ 이상의 빠르기는 보기 드문 재능이기 때문.

정현우와 정우주 모두 미국 메이저리그(ML) 직행이 아닌 KBO 리그에 먼저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면서 전체 1순위 경쟁은 더욱 흥미진진해졌다. 정현우는 황금사자기 우승 직후 "난 한국이 먼저다. 한국에서 먼저 경험을 쌓고 기회가 된다면 미국까지 진출해 보고 싶다"고 강조하며 "지금 같은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유지해서 던지는 게 목표다. (정)우주는 시속 150㎞ 이상의 공을 쉽게 던져서 나는 올 시즌 끝까지 완벽하게 투구해야 경쟁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정우주 역시 "내가 메이저리그로 간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으신데 난 아직은 한국에서 뛰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싶다. 완전히 마음을 굳혔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어 "메이저리그에는 나 같은 선수들이 기본이라 생각한다. 아직 내 수준으로는 (메이저리그는) 멀지 않았나 생각한다. 라이벌인 (정)현우가 잘 던지고 있어 같이 열심히 하다 보니 자연스레 그렇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자연스레 올해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키움도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키움은 에이스 안우진(25)이 군 복무로 2025년까지 뛰지 못하고 시속 156㎞ 파이어볼러 장재영(22)이 타자 전향을 선택하면서 투수 쪽 공백이 생겼다. 둘 중 누구든 내년에 즉시전력으로 도움이 될 투수로 평가받는 상황에서 안정감이 장점인 정현우와 폭발력 있는 정우주 중 키움은 누굴 선택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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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고 정우주가 6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펼쳐진 2024 제2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 경기를 마치고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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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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