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체 톱3' 좌완, 뒷순위로 밀렸다? "1R에 무조건 뽑힌다" 호평도 여전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06.11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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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고 좌완 에이스 배찬승이 지난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제2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최근 성장세가 주춤하다는 평가를 받은 대구고 좌완 에이스 배찬승(18)이 신무기 장착 후 2025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반전을 노린다.

배찬승은 올 시즌 돌입 전만 해도 2025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톱3에 들 수 있는 대형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1학년 때만 해도 시속 133㎞에 불과하던 구속이 2학년이 되자 148㎞까지 오른 것이 컸다. 빨라진 구속에 걸맞게 공의 회전수와 구위도 상승했다는 평가였고 2학년 성적도 14경기 6승 4패 평균자책점 2.30, 46⅔이닝 22사사구(18볼넷 4몸에 맞는 볼) 57탈삼진으로 준수했다.


제구와 경기력에 기복이 있다는 말은 있었지만, 원래 야수 출신에 투수에 집중한 지 2년밖에 안 된 거 치곤 가장 성장세가 좋고 발전 가능성도 뛰어나다는 평가였다. 그 결과 지난해 18세 이하 세계 청소년야구대회(야구월드컵)에서 2학년으로서는 드물게 선발됐다. 시즌 종료 후에는 스타뉴스가 주최/주관하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후원하는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스타상을 수상했다.

올해 들어서는 성적이 좋진 않다다. 배찬승은 9경기 동안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4.33, 27⅓이닝 10사사구(9볼넷 1몸에 맞는 볼) 38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그 탓에 평가도 지난해보다 살짝 미묘해졌다.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에도 2년 연속 고교 올스타로 선정됐지만, 전체 톱3으로 보는 시선은 많이 사라졌다.

지난 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제2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 경기에서 배찬승을 직접 지켜본 KBO A구단 스카우트는 "배찬승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보였다. 구속은 시속 152㎞까지 나왔는데 그만큼의 위압감이 없는 느낌이다. 투구 레퍼토리의 문제인지 모르겠으나, 패턴이 한쪽에 쏠려 있어 타자들이 무서워하지 않는 것 같았다"고 아쉬워했다.


이날 배찬승은 고교 올스타의 7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동안 볼넷과 삼진 없이 안타 하나만 허용한 채 공 13개로 이닝을 실점 없이 마무리했다. 대회에 앞서 KBO 10개 구단 스카우트들은 참가 선수 개인별 메시지를 적어 넣은 기념구를 해당 선수에게 직접 전달했는데, 배찬승에게는 "2년 연속 올스타. 공격적이고 강한 승부욕"이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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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고 배찬승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빌딩에서 진행된 글로벌 스포츠·연예 콘텐츠 미디어 스타뉴스 주최 '2023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야구 스타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그 평가대로 배찬승은 자신보다 3~4살 많은 대학 선수들을 상대로 몸쪽 승부도 주저하지 않으며 유리하게 수 싸움을 이어갔다. 특히 야수 출신답게 수비가 돋보였다. 1사 1루에서 콘택트와 빠른 주력이 장점인 이종건(건국대)이 번트 안타를 시도했다. 다소 애매한 곳으로 향한 타구에 1루 베이스가 비어 있었고 배찬승은 그 공을 직접 잡아 1루까지 내달려 이종건을 태그 아웃시켰다. 이어진 정영웅(원광대)의 타구도 유격수 방향으로 느리게 가는 것을 직접 잡아 1루로 빠르게 송구해 아웃, 이닝을 끝냈다.

대회 후 만난 배찬승은 "우리 학교가 워낙 PFP(Pitchers Fielding Practice)를 중요시하는 학교라 경기에서도 전력을 다했다"며 "지난해에는 내가 볼넷을 너무 남발해서 올해는 최대한 볼넷을 안 주고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진 다음, 타자를 잡아 나가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오늘(6일) 잘 풀린 것 같아 기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배찬승은 박명환(47) 대구고 신임 투수코치의 지도 아래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중 키킹을 시도하는가 하면 투심 패스트볼과 커터를 신무기로 장착해 투구 레퍼토리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그는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가 강점인 투수였다.

배찬승은 "이중 키킹은 박명환 코치님이 해보자고 하셨는데, 아직 해본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조금 더 연습하고 보완하려 한다. 투심 패스트볼과 커터도 올해 가장 발전한 구종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6일)은 확실하게 내가 자신 있는 공을 보여주고 싶어 직구와 슬라이더만 던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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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고 배찬승이 지난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제2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KBO B구단 스카우트는 배찬승의 이러한 향상심을 높게 평가했다. 뒷순위로 밀렸다는 세간의 평가에도 여전히 1라운드 지명권 선수로 바라봤다. B구단 스카우트는 "배찬승은 한결같다. 기량이 크게 떨어지지 않고 건강하게 잘 던지고 있다. 아무리 그래도 152㎞를 던지는 좌완이다. 1라운드 안에는 무조건 뽑힌다고 보고 있다. 다만 정우주, 정현우 이런 선수들이 성장세가 상당했다"고 짚었다.

이어 "배찬승은 워낙 성실하고 똘똘한 선수다. 커터와 투심 패스트볼을 장착하려는 시도도 좋게 보고 있다. 지금 준비하는 걸 보고 있으면 이미 고등학교 레벨이 아닌 그다음, 프로 무대에서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갈지 대비하고 있는 것 같다. 성과도 나쁘지 않다. 커터는 벌써 시속 140㎞까지도 나오는데 프로에 와서 선배, 코치들의 조언을 받아 슬라이더와 잘 구분해 활용할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배찬승의 인터뷰에서는 비현실적인 목표나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욕심을 부리기보단 현재 상황에 맞춰 침착하게 준비하려는 태도가 두드러졌다. 배찬승은 "구속은 이미 152㎞를 찍었기 때문에 이제 구속을 더 올리기보다는 제구를 중점으로 140㎞ 중·후반의 공을 많이 활용해서 타자를 잡으려 한다"며 "우리 학교는 당분간 대회가 없는데 주말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서 봉황대기에 나가게 된다면 그때 팀을 우승시켜 보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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