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안타가 홈런 아니라 아쉽다" 패기 넘치는 신인에 사령탑도 함박웃음 "선수라면 그런 욕심 있어야" [대구 현장]

대구=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06.2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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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이 19일 대구 SSG전에서 데뷔 경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데뷔 첫 안타가 홈런이 아닌 게 아쉽습니다."

삼성 라이온즈 신인 내야수 이창용(25)의 당찬 데뷔 경기 소감에 박진만(48) 감독은 오히려 함박웃음을 지었다.


박진만 감독은 2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펼쳐질 SSG 랜더스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를 앞두고 "어제(19일) 9회 친 건 오늘(20일) 나눠서 쳤어야 하는데 너무 몰아쳤다"고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삼성은 전날 홈런 4개 포함 장·단 11안타를 몰아치며 에이스 원태인의 6이닝 2실점(1자책) 퀄리티 스타트 피칭을 묶어 SSG에 13-2 대승을 거뒀다. 그동안 상대 전적 2승 7패로 크게 밀렸던 삼성은 오랜만에 SSG를 꺾으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박 감독은 "그동안 SSG한테 못 쳤던 분풀이를 한 것 같다. 요즈음에 팀 타격 페이스가 많이 떨어져 있었는데 어제 그렇게 태풍 온 것처럼 쳐서 오늘도 그 분위기를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웅(21), 이재현(21)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인 가운데 퓨처스 홈런왕 이창용도 8번 타자 및 1루수로 데뷔전을 치렀다. 이창용은 을지초(노원구리틀)-청량중-신흥고-강릉영동대 졸업 후 2021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8라운드 73순위로 삼성에 입단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올 시즌 복귀해 퓨처스리그 41경기 타율 0.318(129타수 41안타) 10홈런 31타점 25득점, 출루율 0.362 장타율 0.643으로 홈런 1위를 기록 중이었다.

경기 전·후 패기 넘치는 인터뷰로 눈길을 끌었다. 19일 경기 전 이창용은 "팀에서는 장타를 칠 수 있는 타자가 필요하고 나 또한 장타에 자신 있다. 홈구장 이점을 잘 살려 장타를 많이 치고 싶다"며 "2루타, 3루타도 장타지만, 개인적으로 장타라 하면 홈런이라고 생각한다. 데뷔 타석에 부담을 가지지 않고 내가 설정해 놓은 스트라이크존에 공이 들어오면 적극적으로 스윙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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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이 19일 대구 SSG전에서 데뷔 첫 안타를 치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실제로 경기에서 그는 시종일관 자신감 있는 스윙으로 투수들을 상대로 결국 데뷔전에서 1군 첫 안타를 신고했다. 경기 후 소감도 흥미진진했다. 경기 후 이창용은 "데뷔 첫 1군 경기였지만, 떨리거나 긴장되진 않았고 재밌게 뛰었다. 데뷔 경기에서 안타도 치고 팀도 이겨서 너무 기쁘다. 첫 안타가 홈런이 아니라서 조금 아쉽지만, 하루빨리 담장을 넘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령탑은 이창용의 이러한 인터뷰에 흡족함을 드러냈다. 박 감독은 "타석에서 시원시원하게 돌리더라. 이창용에게 타석에서 자신감 있는 스윙, 보이는 대로 스윙을 해보라고 했는데 잘했다. 본인도 데뷔 첫 경기라 부담도 되고 긴장도 많이 됐을 텐데 결과적으로 안타도 하나 쳤고 재능이 있는 선수로 보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데뷔 첫 안타가 홈런이 아니라는 인터뷰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봤다. 박 감독은 "선수라면 그런 욕심이 있어야 한다. 그런 욕심이 있어야 목표도 향상되고 안주하지 않고 계속 노력할 것이다. 그런 아쉬움을 갖는 자체가 앞으로 또 좋은 활약을 할 것이란 기대감을 생기게 하는 것"이라고 편을 들어줬다.

역전을 내준 수비 실책에 대해서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1루 수비에 나선 이창용은 1-1로 팽팽한 6회 초 2사 1, 2루에서 김민식의 타구를 잡지 못해 1-2 역전을 허용했다. 다행히 원태인이 고명준을 2구 만에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으면서 대량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박 감독은 "실책 전까진 계속 좋은 플레이를 했다. 실책이 좀 커 보이긴 했는데 솔직히 움직임은 나쁘지 않았다. 주력도 생각보다 좋았고 본인도 실책을 통해 아마 느꼈을 것"이라고 감쌌다.

이어 "(이창용의 실책 이후) 원태인의 교체를 고민한 건 사실이다. 만약 그 후에 안타를 맞고 실점했으면 아마 교체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신인이 실책했을 때 원태인을 내려보내면 신인에게도 큰 부담이 됐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일단 다음 상황을 지켜봤고 잘 잡아줘서 원태인도 살고 이창용도 살았다. 실책 후 흔들릴 수도 있는데 바로 다음 타자를 잡는 모습을 보고 확실히 원태인이 노련해졌다는 걸 느꼈다"고 칭찬했다.

이날 삼성은 김지찬(중견수)-이재현(유격수)-구자욱(좌익수)-강민호(포수)-김영웅(2루수)-윤정빈(우익수)-박병호(지명타자)-이창용(1루수)-전병우(3루수)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은 코너 시볼드.

전날 대타로 나와 3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맹타를 휘두른 이성규는 또 한 번 벤치에서 출발한다. 박 감독은 "이성규가 허리에 불편함이 조금 있다. 어제도 타이밍상 그 찬스를 못 살리면 힘들 것 같아 대타로 쓰긴 했는데 관리를 해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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